《‘미분양 아파트를 지금 사면 득일까.’ ‘경매로 집을 장만하는 것은 어떨까.’ 미분양 아파트나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도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불경기로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때일수록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확률은 높지 않을까. 미분양 아파트와 경매를 통한 ‘틈새 투자전략’을 알아봤다.》
▽‘알짜’ 미분양 아파트 값 올랐다=최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네인즈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미분양된 208개 아파트 단지 8만3446가구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68.7%인 5만7340가구의 집값이 분양가보다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서울 3차 동시분양에서 미분양된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34평형은 분양가에 비해 241%나 올라 현재 7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고, 11차에서 미분양됐던 노원구 공릉동 효성화운트빌 49.8평형은 145%가 상승해 6억원 선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미분양됐지만 용산구 후암동 남산아파트 56평형이나 은평구 응암동 형미그린빌 54평형 같은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입지여건이나 자연환경, 분양가, 발전 가능성 등을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역세권 미분양 아파트 관심 둘 만=전문가들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현재(8월 19일 기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아파트는 지하철 1호선 개봉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24∼45평형 총 684가구로 구성됐고 34평형 14가구가 남아 있다. 남아 있는 물량의 80%가 1, 2층의 저층이다.
경기도 화성시 지하철 1호선 병점역 인근의 신한 미지엔 아파트도 일부 남아있다. 이 아파트는 동탄신도시와도 가깝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금호어울림은 2005년 개통 예정인 청량리∼덕소 복선전철 송곡역에서 가깝다. 걸어서 2, 3분 거리. 23평형과 24평형, 31평형이 남았다.
네인즈의 조인숙 리서치팀장은 “뉴타운 조성사업이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지 인근의 미분양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에 딸린 혜택 챙겨야=우선 청약통장 없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청약에서 재당첨 금지 등에 따른 청약 1순위 자격 제한을 받지 않는다. 남아 있는 물량 중에서는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중도금 무이자 융자나 이자 후불제와 같은 건설사들의 다양한 금융혜택도 장점. 여기에다 발코니에 설치하는 창(새시)을 무료로 달아주는 곳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1998∼2002년과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용’으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에는 금융시스템 ‘고장’으로 값에 비해 좋은 물건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
부동산114의 김혜현 팀장은 “미분양 아파트 중에서 교통이나 생활여건이 좋은 곳을 골라 큰 욕심 내지 않고 내 집 마련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늘어만 가는 경매 물건=경매 시장에서도 매물이 쌓이고 있다.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등 주택은 물론이고 상가와 숙박시설, 공장 등도 늘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2002년 1∼6월 7302건의 물건이 경매 시장에 나온 데 비해 2004년에는 1만2097건으로 65.7%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낙찰가율도 2002년에 비해 아파트는 10%가량 떨어져 최초 감정가의 80% 선에서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의 연립과 다세대주택은 작년 8월 3225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7월에는 8232건으로 155%나 늘었다. 낙찰가율은 50∼60% 선.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구입하면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임대차나 등기부상의 권리분석을 철저히 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세대나 연립은 임대수요나 개발 가능성, 대지 지분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낙찰 후 기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기획팀 부장은 “예전에는 감정가가 시세에 비해 10%가량 쌌지만 지금은 감정평가 이후 2∼3개월 만에 시세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조사를 통해 정확한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주요 미분양 아파트 현황지역위치아파트평형분양가
(만원)잔여
가구수총
가구수입주
예정일건설회사서울강동구
천호동브라운스톤암사3239,650291252005.11이수건설관악구
신림동신림2차푸르지오4035,74093492006.9대우건설구로구
개봉동개봉IPARK3432,400146842006.9현대산업개발영등포구
신길동보라매두산위브32A36,97061642005.10두산건설
영등포구
대림동LG新대림자이1단지32A34,883일부1552006.9LG건설32F33,6044450,088중랑구
면목동용마산금호어울림2929,600일부1652006.6금호산업31A31,00031B30,500경기구리시
인창동인창2차e-편한세상2419,500일부6212006.10대림산업3228,6004338,400평택시
가재동우림루미아트3318,500일부5902006.7우림건설3822,700
양주시
삼숭동LG양주자이6단지2914,000일부7352006.4LG건설3215,830LG양주자이7단지2914,300일부5613215,5404525,580화성시
봉담읍쌍용스윗닷홈2412,970907672006.12남광토건3217,97080화성시
태안읍신한미지엔2817,230907082006.9신한34A20,690434327,78060인천계양구
효성동금호어울림2313,200일부4102005.12금호건설3219,300
남구
주안동한신休플러스178,430124942006.9한신공영31A18,3909서구
마전동검단현대홈타운2816,300일부4652007.1현대건설3319,4704529,060검단IPARK2816,300일부5732007.1현대산업개발3319,4704529,060잔여가구수는 8월 19일 기준. 자료:부동산114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