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의 언사는 부적절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북핵 이슈와 함께 따지겠지만 6자회담과는 상관이 없다.”
24일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 애덤 어럴리 대변인은 북한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 ‘히틀러’ ‘폭군’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6자회담은 몇 주 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해방일보 역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6자회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상반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한 달여 전부터 북한의 움직임을 분석해 온 미 행정부 일각에서는 ‘미 대선(11월 2일) 이전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에 참여해 온 미 행정부 당국자는 27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 전 6자회담 개최 가능성은 낮다”면서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분석해 보면 대선 이전 6자회담에 참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탈북자 400여명의 한국 입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점 △한미 양국의 을지포커스렌즈(UFL) 훈련(8월 23일∼9월 3일)을 ‘북침 준비 사전 점검을 위한 팀스피리트 훈련의 재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3차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안을 내놓아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데다 ‘회담을 위한 회담’은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9월 말까지 합의된 6자회담 개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다만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해 4차 6자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