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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체험여행]충남 당진 태신목장

입력 | 2004-08-26 16:52:00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도 성큼 다가온 가을 앞에 슬며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하늘은 부쩍 높아졌고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서늘하다. 가을 문턱에 접어든 이즈음, 충남 당진 일대에선 파란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목장에서 젖소 몰기, 우유 짜기, 송아지 우유 주기, 우유두부 만들기 등 이색 낙농체험을 할 수 있다.

아침이면 새벽안개 사이로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내는 초록빛 구릉. 그 초원 위를 누비며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그림 같은 풍경들.

당진에 가면 이런 목가적인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낙농진흥회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낙농체험 가족여행’ 프로그램은 다음달 4일부터 10월 10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추석 연휴 제외) 1박2일 코스로 운영된다. 낙농진흥회에서 여행 경비를 30% 지원해 비용 부담도 비교적 적은 편.

참가자들은 낙농체험뿐 아니라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 허브마을에서 허브비누와 허브포트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을 둘러보는 일정도 포함되어 있다. 왜목마을 일출은 확 트인 동해안 일출에 비해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이 특징.

목장의 소들은 군집성이 강해 한곳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엉덩이를 가볍게 툭툭 치면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간다. 소들은 몸무게 400kg을 넘을 정도로 덩치는 크지만 겁이 많아 사람이 다가가면 오히려 슬금슬금 눈치를 본다. 그렇다고 엉덩이를 너무 세게 치거나 소 뒤를 바짝 따라가면 뒷발에 차일 염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소 젖 짜는 것도 기술

충남 당진 일대 목장에서는 푸른 초원 위에서 젖소들을 몰고 다니며 목가적인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위). 또 갓 짜낸 우유를 어린 송아지에게 먹이거나(왼쪽) 즉석에서 두부로 만들 수도 있다(오른쪽).

방목은 관리도 힘들고 사육보다 원유량도 적어 요즘은 방목 목장이 그리 많지 않은 편. 그러나 방목으로 키운 소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원유의 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한다.

체험장인 태신목장의 규모는 23만평. 이곳도 관리 문제상 100% 방목을 하진 않는다. 목장 곳곳에서 450마리의 우람한 젖소를 볼 수 있는데 숫자가 적힌 명함 크기만 한 인식표가 귀 양쪽에 달려있는 것은 암컷, 한쪽 귀에만 달려있는 것은 수컷이다. 젖을 짜내는 암컷을 더 귀중하게 여겨 자칫 한쪽 표가 떨어지더라도 암컷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젖소와 함께 넓은 초원을 거닐고 나면 우유 짜기를 해볼 수 있다. 젖을 짜는 방에는 한 번에 20마리의 소가 들어선다. 대부분 기계로 젖을 짜내는데 이 중 서너마리는 손으로 직접 짜볼 수 있다. 젖은 보통 하루에 두세 번 짜낸다. 그래야 소의 건강에 좋다. 젖을 제때 짜주지 않으면 젖이 불어 아픈 데다 염증이 생길 염려가 있기 때문. 한 번에 짜내는 양은 13kg 정도.

젖을 짜려면 우선 소독된 헝겊으로 길이 5cm 정도 되는 4개의 젖꼭지를 깨끗하게 닦는다. 젖을 위에서 훑어 내리듯 짜내니 마치 물총을 쏘는 것처럼 하얀 우유가 나온다. 그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이 젖소 옆을 떠나질 않는다. 그러나 어디서든 지나친 욕심은 금물. 어떤 이는 한 번에 많이 짜내려 젖꼭지를 꽉 쥐어보지만 그럴 경우 소가 긴장하여 오히려 젖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갓 짜낸 우유를 어린 송아지에게 먹이는 일도 재미있다. 출생 직후 송아지의 무게는 45kg 정도. 몸집이 다 큰 진돗개만 하다. 송아지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우유는 4L가량. 60일이 되어야 젖을 뗀다.

우유를 먹일 때는 턱을 한손으로 받친 후 젖병을 물리면 된다. 그러나 어린 송아지라 하여 방심하는 것은 금물. 우유를 빠는 힘이 의외로 세서 젖병을 꽉 쥐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우유를 빨다 가끔 송아지가 입을 벌리면 숨이 찬 것으로, 그럴 때는 젖병을 잠시 떼주어야 한다. 젖병을 사이에 두고 송아지와 밀고 당기다 보면 커다란 눈망울의 어린 송아지와 금세 정이 들게 된다.

○ 고소한 우유두부 만들기

우유로 즉석에서 두부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우유를 냄비에 담아 팔팔 끓인 후 간수와 식초를 넣으면 몽글몽글 덩어리가 진다. 이것을 어느 정도 응고시켜 면 보자기에 걸러 짠 후 네모 틀에 넣으면 우유두부 완성. 우유 특유의 고소한 맛이 담긴 우유두부는 부드러운 치즈맛이 나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체험이 끝나면 모두 한자리에 둘러앉아 우유마시기 대회와 함께 우유 상식 퀴즈대회가 열리고 우승자에게는 낙농진흥회가 상품을 준다. 문의 낙농진흥회 02-6007-5546

▼1박 2일 떠나볼까▼

1.오전 9시 출발→우유 제조과정 견학→당진 화력발전소 견학→숙소 배정

2.우유두부, 아이스크림 만들기→왜목마을에서 해넘이 감상→참가자 야외이벤트→숙박

3.서해에서 일출보기→목장 견학&체험→허브마을 둘러보기→귀가

4.프로그램 1회 정원 72명으로 선착순 마감. 참가비는 어른 6만5000원, 어린이 6만원.

참가신청:㈜하나강산 02-736-7400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