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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석유이야기]석유 가격체계와 세금

입력 | 2004-08-26 18:21:00


주유소에서 3만원어치 무연휘발유를 주유하면 세금은 얼마나 낼까.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으로 휘발유의 주유소 판매가격은 L당 평균 1390.52원이다.

이 가운데 세금은 △교통세 L당 545원 △교육세 81.75원 △주행세 117.18원 △부가가치세 119.89원 등 863.82원으로 판매가의 62.12%에 이른다. 이에 따라 3만원어치를 주유하면 세금은 1만8636원을 내는 셈이다.

나머지는 원유도입비와 정제비, 정유사와 주유소의 유통마진 등이 차지한다. 휘발유 외에 경유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9.58%, 등유는 34.16% 등이다.

세금이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에 소득을 감안한 휘발유 가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364원. 일본이 1220원, 미국 595원, 영국 1708원, 프랑스 1517원 등이다. 단순 비교했을 때에는 국내 가격이 유럽보다 싸다.

하지만 이를 각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과 비교한 뒤 한국의 휘발유 가격이 100이라고 가정하면 일본(32.3) 미국(13.7) 영국(53.5) 프랑스(54.5) 등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교통세 등을 낮춰서 석유제품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라크 사태와 국제 투기자본 등의 영향으로 대폭 오른 유가는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내수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는 세금을 깎아줘도 소비자가격이 떨어질지 확신할 수 없으며 세수(稅收)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세금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주유소마다 가격이 차이 나며 각종 멤버십카드를 이용한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세금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