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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MBC 새드라마 ‘아일랜드’ 주인공 이나영

입력 | 2004-08-26 18:21:00

이나영은 '앞으로영화 `디아워스`의 니콜 키드먼과 같은 역할을 해보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 MBC


“내 머리 모양이 이상해요?”

이나영(25)은 짧게 자른 머리를 화제로 올리자 화들짝 놀랜다. 갑작스런 그의 반응에 기자가 흠칫하는 것을 느꼈는지 “요즘 머리 때문에 민감해서…”라며 미안함을 표시한다.

광고에선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런 이미지를 풍기는 이나영. 그러나 만나보면 솔직하고 털털하다.

○ 내달 1일 첫 방영… “캐릭터 강렬해요”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그는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역할과는 멀었다. 스크린 속의 그는 인디록 밴드의 키보드 주자(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어벙한 동사무소 직원(영화 ‘영어완전정복’), 한 남자를 10년간 짝사랑한 여자 바텐더(영화 ‘아는 여자’) 등을 연기해왔다.

“‘파리의 연인’도 재미있게 봤는데 신데렐라나 공주 이야기를 담은 대본이 제게 온 적은 거의 없어요.”

그가 표준형 미인이 아니라 ‘외계인’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묘한 매력의 미인이기 때문일까.

9월1일 첫 방영되는 MBC 수목드라마 ‘아일랜드’(밤 9:55)에서도 그는 세살 때 북아일랜드로 입양된 이중아 역을 맡았다. 이중아는 의대에 다니던 중 가족이 아일랜드공화군(IRA)에 몰살당하자 충격을 받고 한국으로 무작정 돌아온다.

“이중아 캐릭터가 굉장히 강렬해요. 대개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의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지만 ‘아일랜드’에선 처음부터 절정에 이른 상태에서 시작해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감정을 조절해야할지 걱정이에요.”

이중아는 귀국 도중 비행기에서 만난 경호원 강국(현빈)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고 결혼하지만 여전히 알코올중독, 폐쇄 공포증, 건망증 등에 시달린다. 우연히 에로배우인 한시연(김민정)에게 얹혀사는 양아치 이재복(김민준)을 만나게 되고, 두 커플은 교차된 사랑을 나눈다. 그 와중에 이중아와 이재복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드라마는 쓸쓸하고 우울하면서 나른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랑은 환상적이고 뜨겁지 않다. 지지고 볶고, 억제할 수 없는 욕망에 뿌리를 둔 사랑이다.

작가인 인정옥씨와는 ‘네 멋대로 해라’(2002년)에 이어 두 번째 만남. 인씨는 “이나영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썼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같아요. 그 안에 무슨 매력이 있을지 궁금했죠.”

이나영은 인터뷰 도중 “모르겠다”를 연발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은 캐릭터에 대해, 자신의 매력에 대해.

○ “연기 하나만 생각하며 살아요”

그는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중아 역을 자연스럽게 할까.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이 여자의 모습을 드러낼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이중아가 혼란스러운 삶을 살듯 저도 혼란스러워진 것 같아요.”

무거운 얘기만 나눈 듯해 남자 친구에 대해 묻자 “주위에 어울리는 노처녀들이 많아서인지 사귈 기회가 없었다”고 능청스레 받아넘긴다. 한강에 뛰어드는 연기를 하면서 양 무릎을 다쳐 반창고가 붙여져 있었지만 그는 굳이 상처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그런 연기하기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빙긋 웃으며 답한다.

“저 원래 몸으로 하는 건 잘 해요.”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