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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터널 공방 2년… 결국 법정으로

입력 | 2004-08-26 18:29:00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 문제의 발단은 1994년에 발표된 환경영향평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은 고속철도 부산경남권 건설사업 대상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특별히 보호를 요하는 동식물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공단이 이 결과를 토대로 2002년 초 공사에 들어가려 하자 천성산 내원사 지율스님과 환경단체들은 “천성산에는 수달, 팔색조 등 천연기념물 11종,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식물 19종 등 30여종 이상의 법적보호동식물이 살고 있다”며 평가를 다시 하라고 요구했다.

2002년 12월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불교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천성산 관통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안 노선을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실제 노 대통령은 2003년 3월 노선 재검토를 지시했으나, 정부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그해 9월 기존 노선을 확정했다.

이에 맞서 내원사의 지율스님은 2003년 3월과 11월, 각각 38일과 45일간 단식을 했으며 올해 6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다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이 40일이 넘어서며 스님의 건강이 악화되자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시민사회수석은 이달 11일 “항고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대신 판결 결과에는 양쪽 모두 승복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미 공사착공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에서 승소한 경험이 있는 건설교통부와 고속철도공단은 청와대측이 내놓은 중재안에 동의했고, 지율스님은 25일 문 수석과의 면담 후 단식 장소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