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연평균 8% 이상의 수익을 올립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헤지펀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회사인 영국계 맨 그룹의 자회사인 맨인베스트먼트 매트 딜론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사진)은 26일 서울 강남구 브이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헤지펀드가 앞으로 대안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란 다수의 소액 투자자를 모집해 주식이나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달리 소수의 고액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외에도 환율 선물, 이자율 선물 등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국내에서는 외환위기를 부추긴 ‘단기성 투기자본’이나 ‘국제 금융시장의 교란자’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딜론 본부장은 “한국에서도 일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특히 자산운용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걸림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세계 헤지펀드의 시장 규모는 1조달러(약 1200조원)로 10년 전 5000억달러에 비해 갑절로 성장했다”면서 “2000년 이후 세계 증시의 침체와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헤지펀드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맨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자금은 조지 소로스가 대표인 퀀텀펀드의 2배 규모로 약 40조원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