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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대입]특목고 열기 시들까

입력 | 2004-08-26 18:49:00


자녀를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에 보내려는 현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은 달라지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로 특목고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많다.

특목고 입시를 준비해 온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면 특목고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며 고민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는 특목고의 경우 일반고에 비해 내신을 잘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대가 내신성적에서 과목별 석차백분율을 반영함에 따라 명문 사립대들은 ‘수 우 미 양 가’로 내신을 반영하거나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낮춰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의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왔다.

하지만 특목고 관계자들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이번 발표가 전체 특목고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뿐만 아니라 학생부의 변별력도 높지 않아 특목고 학생들이라고 해서 크게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서울 대원외고 김일형 교감은 “학생부 성적으로 학교 간 학력 차이를 반영할 수 없어 각 대학이 내신 비중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명문 사립대들은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 도입되는 동일계열 특별전형 역시 특목고 학생들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이공계 육성 특별전형과 외국어 특별전형 등 동일계열 특별전형은 특목고 출신자는 평균석차 6등급 이내, 일반고 출신자는 평균석차 2등급 이내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일반고 출신의 지원이 허용되기는 하지만 특목고 출신에 비해 상대적인 불이익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외국어고의 경우 중하위권 학생들은 외국어 특별전형에 지원하면 되고 내신 등급이 높은 상위권 학생들은 법대 상대 등 인문계열의 다른 학과에 진학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

다만 외국어고 학생이 의대 등 자연계열에 진학하는 것은 지금보다 약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현행 교과 이수단위(192단위)의 10% 범위에서 교과과정을 증편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외국어고는 외국어 관련 교과, 과학고는 과학 수학 교과 등 전문 교과에만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이 뛰어난 외국어고 학생이 수능에서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과목을 선택한 뒤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