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30일부터 나흘 동안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관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해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공화당 등 행사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집권 여당이 참관단을 파견할 경우 ‘사대주의 외교’라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여당이면서도 공식 초청장을 받지 못함에 따라 자존심이 손상됐다는 점도 상당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 외교통인 정의용(鄭義溶) 국제협력위원장은 26일 “전당대회 참관을 위해 백악관과 헤리티지재단에 얘기를 했고 공화당의 해외 정당 초청 업무를 맡고 있는 국제민주연맹(IDU)과도 접촉했으나 ‘보수정당만을 초청해온 관례에 예외를 두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굳이 우리가 사정하면서까지 갈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도 개별 의원들이 티켓을 구입해 참석한 경우는 있었지만 당 차원으로는 민주당도 초청을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노동당도 이번에 초청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권에 공화당과 끈이 닿는 인맥이 없기 때문에 초청장조차 못 받은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내에는 7월말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 희망 의원은 많았으나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 희망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 지도부가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부랴부랴 백악관 등에 선을 대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보수 정당들의 연합체인 IDU측의 초청으로 공식 참관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