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업체 중에는 올 들어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수두룩하다.”
26일 오전에 열린 열린우리당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과 건설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표상의 수치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건설업계 인사들의 읍소가 쏟아졌다.
최병선(崔秉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올 상반기 주택건설 물량이 서울은 지난해에 비해 76.6%, 수도권은 67.2%가 감소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1%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주택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0.3%에서 24.3%로 16%포인트나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
마항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건설업계는 지금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발주나 허가실적, 종사자 수 등 모든 지표가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6월 실적은 지난해 6월보다 39.1%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최근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심각한 것은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라며 “건설경기 활성화만큼 경기 회복에 효과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각종 건의도 쏟아졌다. 공공건설부문에 대한 투자확대, 민자사업 활성화, 해외건설관련 세제지원 등을 요구했다. 한 참석자는 “주요 택지 공급이 정부에 의해 진행됨으로써 대규모 건설 경험 부족으로 해외건설사업 수주에 실패하는 일이 많다”며 민간의 참여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김한길 건설교통위원장은 “공공건설부문에 대한 투자확대는 우리 당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다”며 “내년 예산 심의과정에서 업계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당과 업계의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며 “정부의 올 수도권 장기 도로망 사업이 확정되는 대로 내년도에 두 세 개의 사업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저가 낙찰제 확대 유보건의에 대해서는 “보완할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