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교육인적자원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사학재단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조배숙(趙培淑) 제6정조위원장은 26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보고를 통해 “사학법인과 야당, 일부언론은 우리 당이 특정 교원단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듯이 폄훼하면서 법 개정의 취지와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01년 비이성적인 이념공세로 사학법 개정을 반대한 바 있고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법 개정 추진을 저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개정안 주요 내용=사립학교 이사회 정수는 9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감사 중 한 명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한 회계사로 선임해야 한다.
또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이 이사 정수의 5분의 1로 줄고 비리를 저지른 이사는 10년간 복귀할 수 없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가 법제화되고 학교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를 맡게 된다.
특히 재단이 행사하고 있는 교원 임면권을 학교장이 갖고 학교장 임기제가 실시된다. 초중등 교원 신규채용시 공개 전형이 의무화되며 이사장의 직계 친족은 학교장이 될 수 없다.
▽교육부 반발=열린우리당의 개정안 중 교육부가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교원 임면권. 교육부는 교사회 추천 인사를 3분의 1 이상 포함하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와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재단이사장이 임면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친족 이사의 비율도 4분의 1 이하로 하고 학교운영위원회는 예산에 대한 심의가 아닌 자문만 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당의 정체성과 개혁성을 보여주는 지렛대인 만큼 당정 협의를 통해 교육부를 설득, 원안대로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인 사학비리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육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학내 구성원의 참여 폭을 넓혀 학교운영 시스템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