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통일부를 상대로 깨끗한 한판승을 거뒀다.
네티즌들의 항의로 남북이 공동 개발하고 LG텔레콤을 통해 서비스되던 ‘섬을 지켜라’ 게임이 원래 이름인 ‘독도를 지켜라’로 바뀌게 된 것.
북한의 삼천리 무역과 이 게임을 공동 개발한 북남교역(www.nkmall.com)은 지난 26일 이 같은 사실을 통일부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북남교역 현성주 고문은 27일 “26일 통일부에 문의한 결과 게임 이름을 ‘독도를 지켜라’로 서비스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며 “일본의 독도 망언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남북한이 공동으로 독도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독도를 지켜라’는 북한의 삼천리무역과 북남교역이 공동 개발한 휴대폰 게임으로 주인공 ‘애국’이가 독도에 침입한 왜구를 무찌른다는 내용.
당초 삼일절인 지난 3월1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게임 속 ‘독도’, ‘쪽발이’, ‘왜구’ 등의 단어가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승인을 보류했으며, 이에 따라 북남교역은 과격한 내용을 모두 빼고 ‘섬을 지켜라’는 이름으로 변경, 가까스로 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독도 영유권 분쟁 관계도 있고, 일본 국민들의 반한 감정도 우려돼서 불허했다”는 통일부 관계자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우리 땅의 이름을 우리가 왜 맘대로 못 부르냐”며 통일부 사이트에 항의성 글을 올리며 일주일째 사이버 시위를 벌였다.
동아닷컴에 관련 보도가 나간 25일에는 네티즌들이 몰려들며 통일부 사이트가 한동안 마비됐는가 하면 청와대 사이트에도 항의성 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의 분노가 확산되자 통일부는 25일 “일본 내 반한감정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게임 이름을 바꾸도록 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으나 사태를 돌리기엔 역부족.
결국 26일에 백기를 들어 원래 이름인 ‘독도를 지켜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승인을 해줬다.
현 고문은 “게임이 남북한의 화합과 민족의 동질성 회복, 일본의 독도 망언을 해결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