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U대회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성공에 따른 정부 포상자를 선정하면서 대회 성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자원봉사자를 홀대하고 공무원을 대거 수상자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U대회 조직위는 ‘대구U대회’(2003,8.21∼31) 개최 1주년을 맞아 대회 유치와 성공에 기여한 조직위 임직원과 공무원, 민간인 등 238명을 포상자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훈격별로는 훈장과 포장이 각각 33명, 대통령표창 95명 국무총리표창 77명 등이다.
그러나 이들 포상자 가운데 자원봉사자는 전체 수상자의 2.1%인 5명에 불과하고 공무원들로 구성된 조직위 직원은 10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자원봉사자를 뺀 민간인 130명도 대부분 전직 국회의원, 시의원, 기업체 대표, 지역 체육계 인사 등 유력인사들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U대회 성공적인 개최와 관련, 자원봉사자를 홀대함에 따라 앞으로 대규모 국제행사에 자원봉사자들의 협조를 받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대학생들의 스포츠제전인 대구U대회에는 174개국 66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으며 지역에서 1만2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통역과 안내, 시설관리 등 궂은일을 도맡아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결정적인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U대회 때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김모씨(37)는 “수상자 명단을 살펴보니 U대회 성공을 위해 아무런 보상 없이 땀을 흘린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포상 과정에서 힘 있는 사람들에게 밀린 것 같다”며 “상을 바라고 봉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서운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재열(河在烈) U대회 총무부장은 “자원봉사자에 대해서는 대회기여도 평가가 쉽지 않은데다 상당수가 젊은 대학생들이라 상위등급의 포상은 격이 맞지 않다고 판단돼 훈 포장 대상자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