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체는 하나인데 기능은 여러 가지.’ 제품 하나에 다른 제품의 핵심 기능이 내장된 가정용 전자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이 들어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비슷한 쓰임새의 제품을 한데 모아 쉽게 여러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무용 복사기와 팩스, 프린터가 결합된 제품이 그 예. 둘째는 가격. 여러 기능이 담긴 하나의 제품은 각각의 기능을 담은 여러 제품보다 싸게 살 수 있다.》
▽가전의 ‘기능 퓨전’ 바람=DVD플레이어가 내장된 TV, 공기청정기 기능이 있는 냉장고, 커피메이커 기능을 갖춘 전자레인지는 국내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하게 쓰이는 기능을 하나로 묶은 ‘복합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MP3플레이어의 경우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갖춘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벼워서 목에 자주 걸고 다니다보니 생각날 때마다 사진 찍기도 편리하다.
여러 기능이 합쳐지다 보니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제품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복사기 스캐너 팩스 프린터 등 네 가지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복합기’가 인기를 끌었다. 이 복합기는 원래 프린터가 진화한 것이지만 지금은 처음의 프린터 기능 못지않게 다른 기능도 전문 제품만큼 뛰어나 그냥 ‘복합기’라고 부른다. 최근에 나온 오디오도 마찬가지. 최근 오디오는 라디오 방송 청취는 물론 CD MP3 DVD 모두를 재생할 수 있다. 이 오디오에 TV를 연결하면 DVD를 볼 수 있다. 그냥 오디오라고 불러도 될지 의심스러울 정도.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렇게 여러 기능을 하나의 제품으로 묶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무엇보다 값이 내려간다는 점. 하나하나 따로 사는 것보다 여럿이 한 제품에 묶이면 더 저렴하다. 하지만 더 좋은 기능이 필요할 때 전체를 한 번에 바꿔야 한다는 점이 단점.
삼성전자의 ‘SVP43H3HT’ TV 겸용 홈시어터는 HD급 디지털TV와 홈시어터를 결합했다. 내장형 5.1채널 스피커와 6배속 DVD 플레이어로 디지털 고화질 영상을 43인치 대화면에서 볼 수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240만원.
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프로젝션 TV와 DVD 플레이어, 홈시어터 장비를 따로 구입하려면 3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앞서 등장한 복합기도 마찬가지. 10만원대 초반의 복합기도 등장했다. 반면 가장 싼 잉크젯 프린터는 8∼9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복합기기의 미래=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인 미국의 ‘CES’에서는 올해 가장 큰 특징으로 ‘가전과 IT의 결합’을 들고 있다. 냉장고로 인터넷쇼핑을 하다가 새 의자를 주문한다면 그 의자를 TV로 가족에게 보여주고 인쇄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는 것.
그러자면 냉장고에 인터넷 기능이 결합돼야 하고 TV는 냉장고와 연결되기 위해 무선통신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 가전 기기가 점점 여러 기능을 갖추고 인터넷 연결 기능까지 생기려 하는 이유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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