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를 만들 때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일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한국 과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위스콘신대 생화학공학과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김원배 박사(32·사진) 연구팀은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개념 연료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내용은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온라인판 25일자에 게재됐으며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화학공학뉴스’ 30일자에도 소개됐다.
연료전지는 한마디로 소형발전소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발생한다. 기존의 화력발전에 비해 효율이 높고 환경오염도 없는 게 장점. 하지만 대기 중에 풍부한 산소와 달리 대부분의 수소는 탄소와 결합돼 있거나 물에 포함돼 있다. 그래서 탄소가 결합된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장치가 개발돼 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 일산화탄소는 연료전지의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백금 촉매의 기능을 대폭 떨어뜨린다.
현재 사용 중인 일산화탄소 제거 장치는 200도 이상에서 물과 반응시켜 이산화탄소로 만들어 대기로 날려 보내는 번거로운 방식이다.
김 박사 연구팀은 이 과정을 아예 생략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백금에 비해 가격이 절반 정도인 금을 촉매로 사용하자 실온에서 일산화탄소가 물과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냈다. 또 이 과정에서 연료전지의 원료인 수소 역시 발생했다.
김 박사는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이곳 연구팀은 환경오염이 없고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꿈꾸는 드림팀”이라며 “특히 식물을 발효시켜 수소를 얻는 바이오매스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이재성 교수는 “이번 성과를 천연가스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존의 에너지산업에 적용한다면 경제적 이득이 막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포항공대 화학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해 4월부터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