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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셔먼-비크로프트 사진展 열려

입력 | 2004-08-31 18:20:00

신디 셔먼 작 ‘무제#129’(1983년).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 이 작품은 추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그녀의 철학을 대변한다.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여성 사진작가인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의 작품전이 1일∼11월 21일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녀의 몸’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는 셔먼의 작품 35점, 비크로프트의 작품 20점이 소개된다.

1954년 미국 뉴저지 출생의 셔먼과 1969년 이탈리아 제노바 출생의 비크로프트는 15년 차이가 나지만 모두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셔먼은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비크로프트는 과장이나 가식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여성의 몸에 주목한다.

셔먼은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 화장 가발 의상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온 사진들은 영화, TV, 사진, 미술작품 속에서 본 듯한 장면이지만 전적으로 작가 자신이 연출한 것이다.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로테스크하고 추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게 특징.

1976년 촬영돼 2000년 인화한 흑백사진 17장이 한 세트로 된 ‘미스터리 살인극 속 인물들’ 시리즈는 ‘여배우’ ‘기자’ ‘하녀’ ‘아들’ ‘딸’ ‘질투심 강한 남편’ ‘술 취한 아내’ ‘탐정’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출하고 있다. 중년여성들을 연출한 18장짜리 세트는 나이든 여성들이 아름다움에 집착해 과장된 화장을 하고 문신과 성형을 한 모습을 그렸다.

비크로프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발과 화장, 하이힐로 꾸민 누드모델들이 장시간 포즈를 취한 끝에 피로에 지쳐 쭈그려 앉거나 눕기 시작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여동생을 모델로 해 찍은 사진들은 여성의 벗은 몸을 눈요깃거리에서 해방시켜 거짓이나 왜곡 없는 ‘그저 벗고 있는 몸’으로 바라보게 한다. 041-551-510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