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전북의 한 2년제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30세의 늦깎이 대학생 임모씨가 단독 출마해 6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임씨는 당선 후 불우이웃돕기, 희귀병 학생 돕기, 북한 용천 동포돕기 등 각종 선행에 적극 나섰다.
강성이었던 이전 총학생회와는 달리 학교와 대화해 올해 1월에는 전북의 대학 중 가장 먼저 등록금 인상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임씨의 친구가 지난해 12월 초 칼에 찔려 부상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친구는 폭력조직 ‘배차장파’ 조직원이었으며 그를 찌른 사람은 ‘정읍파’ 행동대원이었다.
역시 배차장파에 속했던 임씨는 열흘쯤 뒤 조직원 12명을 규합해 아침운동을 나서던 정읍파 부두목을 칼로 찌르고 야구방망이로 머리와 어깨 등을 때려 중상을 입혔다.
범행 사실이 드러나면서 임씨는 검찰에 쫓기는 몸이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임씨가 고등학교 중퇴 후 배차장파에 가담해 활동하다가 구속수감돼 2년6개월을 복역하고 출소한 사실도 알려졌다. 교도소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임씨는 2001년 출소 후 지난해 3월 특별전형으로 이 대학에 합격한 것.
도피 중이던 임씨는 3월에는 동료들의 호위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임씨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4월 검찰에 자진 출두했고 7월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임씨가 이번 범행을 주도했지만 학내 이슈와 관련해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직폭력사범 전담 서울지역 검경 합동수사부는 임씨와 함께 사건에 가담한 다른 조직원 12명 중 달아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1심에서 대부분 4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합동수사부는 서울 장안동을 거점으로 주변 유흥업소들로부터 금품을 뜯어내고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장안파’ 두목 박모씨(43) 등 25명을 구속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행동대장 이모씨(40)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합동수사부는 장안파가 대만, 홍콩, 미국 등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조직원 1만명 규모의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과 97년부터 단합대회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교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