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중국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강도 높게 실시하던 군사훈련을 각각 중단해 양안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지난달 30일 밤 연례 최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20호 연습의 막바지 단계로 9일 실시할 예정이던 육군과 공군의 실탄 사격훈련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31일 전했다.
천 총통은 이날 밤 중남미 순방 길에 오르기 전 “중국이 둥산다오(東山島) 훈련을 중단한 것이 중국의 선의(善意)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만도 성의를 보이기 위해 한광 연습을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중단에 대해 리제(李傑) 국방부장도 적극 지지했다”고 말하고 “양안이 평화의 원칙 아래 협력 발전해 서로 승리하는 길을 창조하자”고 제의했다.
대만의 한광 연습 실탄 사격훈련은 당초 지난달 25일 남부 핑둥(屛東) 3군 연합훈련 기지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제17호 태풍 에어리로 인해 9일로 연기됐었다.
앞서 중국은 대만해협의 제공권 장악을 위해 7월 말부터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 둥산다오에서 벌여 왔던 육해공 3군 연합훈련을 중단했다고 대만과 홍콩 언론들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황쑤이성(黃穗生)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둥산다오에 진주했던 3000여명의 중국군 병력이 지난주 본래 주둔지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군구로 철수했으며 둥산다오에는 수백 명만이 남아 있다”고 확인했다.
중국군의 훈련 중단은 기상 요소뿐만 아니라 대선을 앞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고, 대만 독립 움직임에 대한 심리전에서 충분한 경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대만측은 분석했다.
대만도 긴장 고조에 따른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고 한광 연습이 중국군의 침공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을 띤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훈련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