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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중국인 테너 다이위치앙이 누구요?

입력 | 2004-09-01 18:00:00


영어? 못한다. 이탈리아어? 노래 가사만 외울 뿐이다. 레퍼토리? 전곡 오페라 출연은 지금까지 단 네 곡뿐이다. 전공?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전까지 직업오페라 가수는 꿈도 꾸지 못했다.

최근 세계 최대 음반 레이블인 영국 EMI사와 계약을 맺고 데뷔앨범 ‘오페라 아리아집’을 내놓은 중국인 테너 다이위치앙(戴玉强·42·사진)의 프로필이다.

중국인 피아니스트 랑랑, 윤디리 등이 이미 세계 톱스타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시아권 테너의 세계 음반시장 진출은 다이위치앙이 처음이다.

음반 활동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7월 영국 런던의 코벤트 가든 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역으로 화려한 유럽 데뷔무대를 가졌다. 내년 1월에는 같은 극장에서 푸치니 ‘투란도트’의 칼라프 왕자 역으로 출연한다.

다이위치앙의 데뷔과정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다. 청소년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를 들으며 화려한 오페라 무대를 꿈꿨다. 1983년 공대를 졸업한 후 음악을 향한 열정을 접을 수 없던 그는 베이징 중앙 극예술 아카데미에 응시해 합격했다.

졸업 후 출신지인 산시(山西) 오페라단에 입단해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90년 베이징 오페라극장으로 진출, ‘투란도트’의 칼라프 역을 맡으며 비평가와 청중으로부터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96년에는 일본 시즈오카 국제 콩쿠르에서 1등상을 받았다.

그에 관한 소문은 ‘쓰리 테너 콘서트’를 기획했던 세계적인 공연 기획자 티보 루다스의 귀에 들어갔고, 루다스의 파워에 힘입어 세계무대로 진출하게 됐다.

다이위치앙의 목소리는 투명하고 환하다. 그가 부르는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등 푸치니 아리아들을 듣고 있으면 ‘투명하고 밝은’ 목소리로 팬들을 매혹시켰던 파바로티가 오페라 무대를 은퇴한 뒤의 빈 자리를 다이위치앙이 어느 정도 메워 줄 수 있음을 예감케 한다. 대륙적인 호방함 역시 그의 목소리가 가진 큰 매력이다. 한편 랑랑, 윤디리, 다이위치앙 등 최근 세계 음반시장을 달구고 있는 중국인 스타 붐은 중국인 음반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세계음반협회(IFPI)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음반시장이 1999년 이래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반면 중국은 유일하게 3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