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고 경탄의 표현이다.”
론리 플래닛 한국어판을 발간하고 있는 안그라픽스는 2일 ‘론리 플래닛이 기적이라는 표현을 써서 한국을 마치 강대국 사이에서 제대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한 나라로 잘못 인식시키고 있다’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www.prkorea.com)의 주장과 연합뉴스의 보도에 대해 “뜻을 잘못 해석해서 생긴 오해”라며 “기사를 즉각 폐기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와 손해배상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크는 곧바로 “한국은 약소국이 아니라 강대국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이는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며 “표현이 잘못됐으니 고쳐달라”고 맞받아쳤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2일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론리 플래닛이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고 그런 표현을 사용했는데, 우리는 백제시대 일본에 문화를 전파했고 고구려는 중국과 싸워 이긴 강대국 이었다”면서 “한국을 제대로 주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외세에 휘둘리는 약소국으로 세계에 잘못 인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먼저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약한 나라도 아니었다”면서 “외부에서 침입해오면 단합된 힘으로 당당히 맞서 싸워 결국 승리한 강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고 표기했는데, 외국인들이 방문했을 때 우리가 영어를 잘못하면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언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무식한 국민들’이라고 오해할 것”이라며 “빨리 수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변호사와 법적인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론리 플래닛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때까지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안그라픽스 이희선 이사는 2일 “반크의 주장은 오역과 과장에 의한 것”이라며 “론리 플래닛은 한국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 강대국 틈새에서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온 대단한, 기적 같은 나라라는 경탄의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기적이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정요청을 할 생각이 없다"면서 "영어 본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반크가 오역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2외국어인 영어를 공용어로 착각하게 만들고 총리의 이름을 고건으로 표기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힌 뒤 “총리 이름 문제는 사이트를 3개월 마다 업데이트해 미처 고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에 언어 문제를 즉각 시정하고 총리 이름도 바꿔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제가 된 론리플래닛 사이트(www.lonelyplanet.com/destinations/north_east_asia/south_korea)의 한국 소개글 원문이다.
South Korea is a country swathed in green, prodding its stony fingers skyward, and the Koreans are a people obsessed with nature, and with mountains in particular. Wherever you travel, you'll see them out in the open air, clad in the latest adventure fashions, pushing ever onward and upward.
It's a miracle that South Korea still exists. With China looming to its west and Japan nudging it from the east, it's no wonder the country has played unwilling host to centuries of war games. But no matter how many times its neighbours try to swallow it, South Korea manages to survive intact.
South Koreans attribute their indefatigable culture to the binding agents of Confucianism, language and pride. The stunning landscape has also played a big part in creating a cohesive Korean identity.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