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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인테리어]花사한 가을을 집안에

입력 | 2004-09-02 16:47:00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플라워 숍 ‘알마 마르소’에서 추천한 오리엔탈풍 가을 꽃 장식. 나뭇가지의 선을 이용해 여백의 미를 잘 살렸다.


플라워 숍에는 벌써 가을이 절정이다.

자줏빛이 감도는 갈색 해바라기에 오렌지색 장미와 노란 카라, 보기만 해도 따가운 밤송이에 앙증맞은 빨간 열매가 대롱대롱 매달린 꽃꽂이용 고추 가지까지.

풍성하고 성숙한 가을의 느낌을 집 안에도 들여 보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플라워 숍 ‘알마 마르소’에 가을을 담은 플라워 데커레이션을 제안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렌지빛 작은 열매가 달려 있는 까치밥나무의 가지를 꽂은 뒤 안쪽으로 갈수록 색이 짙어지는 브라운 꽃잎의 해바라기 두 송이를 매치시켰다. 해바라기의 색깔과 비슷한 베트남산 도자기 화병과 어울려 멋스럽다.

꽃을 단 두 송이만 사용하고 나뭇가지의 선을 살려 표현해 ‘여백의 미’가 있는 오리엔탈풍의 고급스러움이 풍긴다. 현관 옆의 콘솔 위나 거실에 놓으면 좋을 듯하다.

알마 마르소 김종욱 실장은 “요즘은 사계절 내내 꽃이 나오기 때문에 가을꽃이 따로 없지만 가을 분위기를 내려면 채도가 낮은 오렌지나 옐로, 다크 레드의 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장미 등과 당귀나 맨드라미처럼 거친 질감을 가진 것을 7 대 3의 비율로 섞으면 분위기가 살아난다.

알마 마르소가 추천한 가을빛 가득한 플라워 데커레이션.

○ 침실-프랑스풍에 네덜란드 터치

비슷한 것끼리 묶는 프랑스풍에 비례와 균형을 살리는 네덜란드 감각을 더했다. 연한 자줏빛 제임스 스토리를 꽂아 선을 살리고 대나무 화병에 줄 맨드라미를 늘어뜨려 S자가 되도록 했다. 빨간 거베라와 오렌지색 장미, 노란 메리골드 등은 각각 균형을 맞춰 배열했다.

왼쪽 위에 오렌지와 보랏빛 꽃잎의 극락조화가 포인트. 영어로 ‘천국의 새(bird of paradise)’라 불리는 극락조화가 왠지 좋은 꿈을 꾸게 할 것만 같다.

○ 거실-화려한 프랑스 스타일

여러 종류의 꽃을 같은 것끼리 묶고 높이도 맞춰 풍성하게 원형으로 만든 뒤 앤티크한 느낌의 청동빛 화병에 꽃았다. 빨간 거베라와 아란다, 맨드라미에 노란 바탕에 붉은 무늬가 박혀있는 희귀한 백일홍, 자줏빛 헬리옵시스, 고추 등을 둥글게 꽃다발처럼 묶어 배열했다.

초록빛 풀인 유토피아를 살짝 튀어나오게 곳곳에 더해줘 지루한 감을 없앴다. 거실의 사이드 테이블에 놓으면 밝고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다.

○ 식탁-소박한 영국 스타일

아무렇게나 꽂은 듯 자연스러운 영국풍의 꽃 장식이 식욕을 돋워 줄 것 같다. 둥글고 낮은 꽃 그릇에 초록빛 유칼립투스와 유토피아, 불로초를 빙 둘러 배열해 틀을 잡았다. 그 위에 하얀 서양란 덴파레와 보라색 당귀, 오렌지색 장미와 분홍색 리시안셔스 등을 꽂았다.

조화 같은 느낌이 나는 넓은 잎의 갈색 안스륨을 오른쪽에 배치한 것이 포인트. 안스륨은 꽃도 오래가고(약 2주) 한 두개만 유리병에 꽂아 놓아도 멋스럽다.

글=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사진=강병기기자 arch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