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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선택 2004]“부시는 테러戰 이끌 총사령관”

입력 | 2004-09-02 18:24:00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일 밤(한국시간 3일 오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 등 재집권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1일 뉴욕에 도착해 9·11테러 당시 인명구호와 피해수습에 애썼던 소방관들을 만나 격려했다.
공화당은 전당대회 사흘째인 이날 딕 체니 부통령을 차기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한때 ‘전당대회 중 중도하차설’까지 나돌았던 체니 부통령은 이로써 그의 위치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방위력 증강 조치나 1991년 걸프전에 반대했다”면서 “미국 군대를 지원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최고사령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몰랐고, 부시 대통령을 몰랐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 최상의 총사령관”이라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이 “상원의원인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전쟁계획에는 찬성해놓고 전비 지출안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하자 대회장을 가득 메운 대의원들은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좌우로 흔들면서 ‘플립 플랍(flip-flop·오락가락하며 태도 바꾸기)’을 외쳤다.
그는 이어 “케리 후보는 ‘두개의 미국’을 보고 있다고 말하지만 미국은 ‘두 사람의 케리’를 본다”고 연설의 상당부분을 케리 후보 비난에 할애했다.
평소 무뚝뚝한 표정으로 미국 고위 정치인 가운데 가장 인기 없는 인물로 꼽히는 체니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머리가 벗겨진 자신의 외모까지 유머 소재로 삼아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사람들은 내 경쟁자인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가 외모, 섹시함, 보기 좋은 모발 때문에 발탁됐다고 말한다”면서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나는 어떻게 이 자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다”고 말했다.
올해 63세로 젊어서부터 주요 공직을 맡아온 체니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의 보수정책을 지지하는 네오콘의 ‘맏형’격으로 역사상 드문 실세 부통령으로 꼽혀왔다.
시골인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 농업 담당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체니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같은 예일대 출신이다. 동갑인 아내 린은 국가 안보와 공중의 알 권리간의 갈등을 다룬 책 ‘비밀유지 특권’, 레즈비언의 사랑을 다룬 소설 ‘자매들’ 등 여러 권의 책을 냈으며 보수적 싱크탱크로 유명한 미국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이기도 하다.
레즈비언 딸을 둔 체니 부통령은 동성결혼을 금지시키려는 공화당의 강령에 반대하기도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