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들의 노조 설립이 불발로 끝났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는 오모씨(63) 등 실업자들이 주축이 돼 지난달 10일 접수한 ‘울산·전국 일반노동조합’(가칭 전국 실업자 노동조합) 설립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규정에 어긋나 반려했다”고 2일 밝혔다.
노동사무소는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근로자가 아니면 노조 가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울산전국일반노동조합은 자체규약에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어 법 규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오씨 등 조합원 27명 대부분은 현재 직업이 없다.
노동사무소는 또 “관계법에 정부는 사용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 노조는 규약에서 정부를 사용자로 해 실업대책 등에 대해 교섭을 벌이겠다고 밝히는 등 법 위반 조항이 많아 신청서를 반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노조의 김기붕(金基鵬·52) 사무처장은 “대법원이 2월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기 때문에 실업자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조만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