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부여(夫餘·현재 북만주 일대에 고조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존재한 부족국가)뿐 아니라 고조선을 계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고구려가 한국 고대사와 관련 없다는 중국의 동북공정과는 상반되는 근거를 ‘삼국유사’를 통해 해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고구려연구재단 김현숙(金賢淑) 박사는 ‘삼국유사 내 주몽의 출자(出自)기사를 통해 본 국가계승의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박사는 이 논문을 3일 경북 군위의 인각사(주지 상인·常仁) 부설 일연학연구원이 군위군청에서 여는 삼국유사 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고구려인들은 유화부인(주몽의 어머니)과 주몽, 곰을 숭배하는 등 당시에도 단군신화가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이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동명왕)이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아들이었다는 기록은 일연(一然)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에만 나온다.
그동안 주몽을 비롯한 고구려 초기 왕실의 뿌리는 부여라는 주장이 많았으나 삼국유사에는 주몽과 단군을 연결하면서 고조선을 이어받았다는 측면이 부각돼 있다.
김 박사는 “삼국유사가 고구려 신라 백제를 ‘삼국’으로 인식해 한국 고대사를 정리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고구려가 한국 고대사의 정통성을 잇는 유력한 증거”라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