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대기오염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공단 주변에 ‘환경지표수(環境指標樹)’를 심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환경지표수는 대기오염물질이 일정 기준 배출될 경우 말라 죽기 때문에 대기오염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어 최근 공단 주변과 기업체에 많이 심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울산공단 내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139개 업체가 심은 환경지표수는 장미와 철쭉 향나무 등 40여종 21만여그루. 이들 지표수들의 생육상태 등은 기업체가 자체조사한 뒤 시에 보고하고 시는 분기별로 생육상태와 오염도를 조사해 관리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지표수가 대기오염 때문에 고사된 나무는 없었다.
시가 환경과 조경전문가 등의 자문을 얻어 환경지표수를 선정한 결과 불화수소에 일정량 이상 노출될 경우 가장 쉽게 말라 죽는 환경지표수는 자두와 살구나무 등으로 삼양사 울산공장 등에 심어졌다.
질소화물 환경지표수는 갓 담배 해바라기 진달래 장미 등으로 대원SCN 등에 심어졌으며, 황화수소 환경지표수는 메일 대두 토마토 코스모스 등으로 유니펩㈜ 등에 심어졌다.
한때 악취 공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잇따랐던 울산석유화학공단내 대한스위스화학㈜은 대기공해 감소시설을 갖춘뒤 지난해 3월부터 600여만원을 들여 염화수소와 황산화물 환경지표수인 장미와 쥐똥나무 800여그루를 심었다.
시 대기보전과 김기학(金基學) 사무관은 “환경지표수 심기 사업은 공해 배출업소 주변의 공원화를 앞당겨 생산성 향상은 물론 울산공단을 환경친화적 산업단지로의 변신을 추구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