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11번-차두리 11번.’
한국 축구국가대표 등번호 11번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물림됐다.
‘리틀 차붐’ 차두리(24·프랑크푸르트·사진)가 8일 열리는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베트남과의 경기를 앞두고 아버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국가대표 시절 달았던 11번을 달게 된 것.
대표팀 관계자는 2일 “차두리가 귀국 전 독일에서 전화를 걸어 11번을 달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코칭스태프와 의논한 뒤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대표팀에서 등번호 11번은 전통적으로 간판 골잡이의 몫. 70, 80년대의 차범근을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의 최용수(교토퍼플상가), 부산아시아경기의 최태욱(인천) 등이 그 예. 이후 열린 월드컵 예선이나 친선경기에선 정경호(울산)와 김대의(수원)가 잠깐 동안 11번의 주인공이 됐었다.
차두리는 고려대 시절 11번을 달았지만 대표팀에선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6번을 달고 뛰었다.
그가 11번을 고집한 것은 아버지처럼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주변의 추측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