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4년 전 우라늄 분리 실험이 진행됐던 한국원자력연구소를 중심으로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2월 19일 비준한 IAEA 안전조치 추가 의정서에 따라 핵 관련 시설뿐 아니라 관련 연구 활동도 신고 및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찰단의 조사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원자력연구소로부터 정확한 실험 경위를 보고 받는다. 그 다음에 실제 실험이 진행된 장소나 장비를 조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관련 시료의 샘플을 채취한 후 정밀 분석에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이상 유무를 종합해 추후 IAEA 이사회에 보고하게 된다.
원자력연구소의 오근배 박사는 3일 “사찰단은 연구소 내부에서 의심나는 곳을 장갑 낀 손으로 문질러 먼지 등 샘플을 채취했을 것”이라며 “사찰단의 샘플링 방법은 극히 미량이라도 우라늄의 종류와 농축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다”고 밝혔다.
사찰단은 4일까지 7일간의 조사를 마친 후 조사 내용을 추후 IAEA 이사회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한국의 보고대로 실험이 이뤄진 것인지를 판단하는 작업.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의 관련 전문가는 “사찰단은 한국의 협조 하에 순조롭게 조사 작업을 벌였다”며 “우리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IAEA의 조사 결과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있을 경우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 IAEA에서 재조사를 나올 수도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