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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새大入제도 고교등급제 논란관련 언급

입력 | 2004-09-03 18:57:00


“새 대입제도에 대해 대학들이 얼마든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문제 제기가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 그러나 이제는 대학도 인재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라고 본다.”

최근 발표된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한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전성은(全聖恩·61·사진) 위원장은 3일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맞게 대학들도 우수 학생 평가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국가 발전의 전망도 밝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수능시험의 변별력 및 고교등급제 논란과 관련해 “서울의 일부 대학은 불만을 토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 정도 논란은 있을 수 있고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과거에는 학과목의 점수를 단순 합산해 학생을 뽑는 것으로 충분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학생의 삶의 기록을 충분히 평가하고 그 가운데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개발해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의 틀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빌 게이츠를 입학사정에서 떨어뜨렸던 미국의 유명대학이 ‘왜 우리가 이런 인재를 뽑지 않았나’ 하고 뒤늦게 전형자료를 찾아봤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학생을 보기도 전에 그 학생 선배의 진학 실적과 학교 이름만 보고 뽑을 수 있느냐”며 고교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육혁신위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해 이번 대입제도를 마련하는 데 깊이 관여했지만 발표는 교육인적자원부에 양보해 눈길을 끌었다.

“정책을 기획하는 자문위원회가 어떤 안을 발표하면 이를 집행하는 정부부처는 ‘현실성이 없다’고 묵살하는 게 대부분이다. ‘발표용’ 정책들이 국민 불신을 키웠다. 그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자문위는 그림자처럼 뒤에 숨고 부처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어 “토론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육부의 관료주의를, 교육부는 교사집단의 의식을 비판했지만 모두 합리적인 비판은 아니다”며 “상대에만 책임을 돌리는 태도로는 공정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없고 교육문제는 교사, 학부모, 교육당국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전인교육으로 유명한 경남 거창군의 사립 샛별중학교 교장인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개혁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위원장에 임명됐다. 본인 희망대로 교장을 계속하면서 서울의 오피스텔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끝으로 “우리 학교에 다니는 자폐증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은퇴하면 이런 학생들을 위한 일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