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때문에 국민 4명 중 1명은 밤새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아테네 올림픽 폐인. 현대 외국인 강타자 브룸바(사진)도 이 부류였을까. 올림픽 개막 전인 8월 1일 30홈런 고지에 선착했지만 이후 한 달여간 개점휴업.
이랬던 브룸바가 올림픽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나긴 부진을 털어 내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브룸바는 3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두 번째 타석인 4회 권오준의 초구를 공략해 오른쪽 담을 살짝 넘기는 100m짜리 선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33일 22경기 만의 홈런.
이로써 31호를 기록한 브룸바는 지난달 25일 홈런 공동선두로 내려앉은 지 9일 만에 SK 박경완을 제치고 단독선두에 복귀했다.
현대는 1-1로 맞선 7회 심정수의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6-2로 승리해 선두 삼성과 62승으로 승수에선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세 신인투수 오재영은 7이닝을 7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아 9승째를 올리며 한화 송창식을 제치고 올 신인 중에선 다승 단독선두에 올랐다.
광주에선 기아가 외국인 선발 리오스의 호투를 앞세워 두산에 9-1로 낙승해 4위 탈환의 불을 지폈다.
리오스는 7회까지 7안타를 맞았지만 볼넷 1개에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삼성 배영수, 두산 레스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
타석에선 장성호가 1회 실책으로 나간 이종범을 1루에 두고 좌월 2루타로 선제 결승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심재학은 2-0으로 앞선 3회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