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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거기에 왕관이 있다”…‘지역검색’무기 포털시장 반격

입력 | 2004-09-05 17:23:00

NHN(위)과 야후코리아의 지역검색 서비스 광고.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에서 1994년 인터넷 포털의 혁명을 일으켰던 야후(Yahoo)는 똑같은 사업모델을 갖고 일본과 유럽 등 24개국에 진출했다. 지금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4위로 밀려나 있다. 1997년 야후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경쟁자가 없어 독보적인 1위였지만 이제는 NHN 다음 SK네이트 등 토종 인터넷기업들에 밀려난 상태.

야후코리아 이승일 사장은 “그동안 야후가 한국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제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 왜 토종기업에 밀렸나=야후 창립자인 제리 양은 인터넷의 기본가치를 검색기능에서 찾았다. 네티즌들이 원하는 뉴스와 생활 및 학술 정보 등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가를 최고의 가치로 삼은 것. 반면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모여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커뮤니티(Community) 서비스는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 미국 본사의 이러한 생각은 야후코리아에도 그대로 적용돼 검색기능에 주력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커뮤니티 서비스의 폭발력이 더 컸다. 무료 e메일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www.daum.net)은 인터넷에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카페(cafe)를 열어 순식간에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싸이월드(cyworld.nate.com)는 ‘싸이질(싸이월드에서 미니홈페이지를 꾸미는 일)’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NHN은 본래의 지식검색 기능에 카페 서비스를 추가해 시장지배력을 높여갔다.


이러한 토종 인터넷 기업의 대약진을 야후코리아는 지켜만 봤다.

▽야후, 지역검색으로 대반격 시작=야후코리아는 7월 1일부터 지역검색 서비스인 ‘거기’를 계기로 시장 재탈환에 나섰다. ‘아저씨, 거기가 열렸어요’라는 독특한 문구와 함께 공격적인 TV광고를 시작한 것.

NHN은 기존의 지역정보검색 서비스를 강화해 야후에 맞서고 있다. 8월부터는 신세대 스타 전지현을 내세운 TV광고로 맞불을 놓았다. NHN은 검색부문 1위 지위를 이용해 지역검색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야후의 ‘거기’ 서비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아서 8월 셋째주(15∼21일)에는 방문자 수에서 다음을 약간의 차이로 누르고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야후코리아의 쇠퇴를 가져온 커뮤니티 활성화 문제는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승일 사장은 “기존 커뮤니티와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내놔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야후코리아는 내부적으로 획기적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기존의 인터넷 커뮤니티 회사를 인수합병(M&A)한다는 미국식 해법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마땅한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야후, 해외법인 역할 재편=인터넷 산업이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해 독특한 형태로 발전한다는 점을 인정한 야후는 해외법인별 역할을 다시 짰다. 미국 본사는 검색, 유럽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 한국은 커뮤니티와 게임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것.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