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北)오세티야공화국의 참사는 사상 최악의 인질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선 인질의 수가 무려 1200여명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다. 1970, 80년대 주로 발생했던 대형 여객기 납치 인질극은 승객, 승무원을 합쳐 많아야 400명 안팎이었다.
21세기 들어 대표적인 인질 사태로 꼽는 2002년 모스크바 오페라극장 인질 참사 때도 인질의 수는 700여명이었다.
인질의 대상도 최악이다.
그동안 테러리스트들의 주요 표적에서 벗어나 있던 어린이와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기록에 남을 만큼 충격적이다. 누구든, 어디든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망 및 부상자 수도 1000여명으로 엄청나다.
러시아 정부는 유혈 진압이 우발적 상황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지만 1500여명의 목숨이 달려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진압을 ‘감행’했다는 점도 최악의 기록으로 남을 대목이다.
인질 희생 규모가 엄청 나자 진압작전의 허술함을 비판하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