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받은 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너무 멀어 가지 못했는데, 원장님이 직접 왕진을 왔더군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인천 연수구 연수동 힘찬병원의 이수찬 원장(42)을 비롯한 의료진 5명은 4일 전북 익산시와 군산시, 충남 서산시에 내려가 환자 5명을 무료 진료했다.
이들은 모두 관절염 수술을 받았지만 멀기도 하고 돈도 걱정돼 수술 이후 한번도 병원을 찾지 않고 있는 환자들.
이 가운데 익산시에 사는 김경애씨(71·여)는 “2001년 두 무릎에 인공 관절을 이식했지만 수술 이후 큰 문제가 없어 검진을 받지 않았다”며 “환자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멀리 진료까지 나와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힘찬병원은 올해부터 이런 원정 진료에 나서 연락이 두절 된 수술 환자 10여명을 돌보았다.
간호사, 물리치료사, 약사, 방사선사 등 병원 직원 140여명은 입원 환자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환자가 입원 중일 때는 담당 직원이 매일 한 차례 이상 병실에 찾아가 말동무를 해준다. 또 퇴원 이후 1년 동안은 수시로 전화해 안부를 묻고 있다.
직원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자 상태를 점검한 뒤 ‘찾아 가는 환자 사랑’이라는 일지를 쓰고 있다.
이 원장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지난해부터 환자사랑 운동을 벌이고 있는 데, 일지에 쓰여 있는 여러 정보가 환자 치료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장과 직원들은 입원 환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깜짝 쇼’도 마련하고 있다.
호돌이 인형 옷을 입은 원장과 피에로 분장을 한 직원이 매주 수요일 마다 입원실을 돌며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
“처음엔 환자들이 어색해 하고 공연 이후 더 썰렁해지더군요.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환자들도 ‘올챙이 송’에 맞춰 박수도 치고 율동을 함께 합니다. 사실 웃음보다 더 좋은 만병통치약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원장은 1998년부터 입원 했던 환자들에게 틈틈이 편지를 쓰고 있다.
휴가나 학회 참여로 인한 휴진을 알리기 위해 편지를 보내다 이제 안부를 묻기 위해 매달 3000여통 가량을 부치고 있다는 것.
동아일보사로부터 관절염 수술 분야의 명의(名醫)로 선정되기도 한 이 원장은 2000년 사비 3억원을 출연한 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10여명의 중고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