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와 원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4·4분기(10∼12월)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2001년 1·4분기 이후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이 제조업 21개 업종의 1218개 업체를 대상으로 4·4분기 산업경기 전망을 조사해 7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이었다.
이는 2001년 1·4분기(87)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올 4·4분기에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 응답한 업체는 24.3%,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14.5%였다.
업종별로는 산업용 전자, 조선, 석유화학 이외의 모든 업종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은 3년치 이상의 충분한 일감을 확보했고 석유화학은 수출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BSI가 94, 중소기업은 87로 나타나 모두 전 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수 격차가 2·4분기(4포인트)와 3·4분기(2포인트)보다 커져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투자지수도 대기업은 105인 반면 중소기업은 91로 나타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조업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성장동력 확보와 사회안전망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