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사모’ 사이트를 운영하는 남효창 박사는 매일 아침 서울 인왕산이나 북한산에 오른다. 그는 “책에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수십 번 읽는 것보다 직접 한번 산에 와서 숲이 숨쉬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변영욱기자
“지난해 초부터 부쩍 관심이 높아지더군요. 참살이(웰빙) 열풍과 주5일제 근무로 타이밍이 잘 맞은 게 아닐까요.”
요즘 인터넷에서 각광받는 동호인 모임 ‘숲사모(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든 남효창(南孝昌·44) 박사. 그가 2001년 설립한 숲사모(http://cafe.daum.net/forest21)의 회원은 1만명이 넘는다.
숲사모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이 이 모임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 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매달 2번씩 열리는 ‘생태탐방’. 매회 100여명씩 참가하는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열렸으나 참가자가 급증해 올해부터 2번으로 늘렸다. 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청진기로 나무소리 듣기’ ‘거울을 눈 밑에 대고 숲 바라보기’ ‘곤충 눈으로 세상 보기’ 등 다양한 체험식 학습으로 이뤄져 아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3만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남 박사는 우연한 기회에 이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산림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 귀국한 뒤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관련 자료를 올려놓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든 것이 숲사모의 출발이다. 그는 “숲사모가 개인 지향적인 대다수 인터넷 동호회와 달리 온 가족이 참여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후 한동안 환경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환경오염 사건이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환경단체들의 활동 패턴이 ‘생활 속의 환경교육’이라는 그의 지향점과 맞지 않아 그만뒀다. 그는 체험식 환경교육을 위해 2002년 ‘숲연구소’를 설립했다.
숲전문가가 좋아하는 숲은 어디일까. 그는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홉산’을 꼽았다. 생태학적으로 잘 보전돼 있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매우 드물게 개인(미동 문씨 일가)이 400여년 동안 숲을 돌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