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심장병 어린이의 ‘대부’로 통하는 유영수 미국 뉴저지 국제로터리클럽 새생명재단 한국 지부장이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앞으로의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한국 경찰에 조그마한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7일 출장차 잠시 방한한 유영수(柳永洙·68) 미국 뉴저지 국제로터리클럽 새생명재단 한국 지부장은 또 다른 봉사활동을 구상하느라 분주했다.
1980년대 초부터 20년 이상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국 아동 1000여명을 미국 뉴욕 인근 병원 4, 5곳에서 무료로 수술받도록 도와 왔던 그는 한국 심장병 어린이의 ‘대부’로 통한다.
1983년 11월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방한했다가 귀국할 때 두 남녀 어린이가 심장수술을 위해 낸시 여사의 손을 잡고 전용기에 오르도록 주선했던 사람이 바로 유 지부장이다.
새생명재단의 지원을 받는 어린이는 병원비 일체를 제공받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전혀 없고, 심장 수술에 필요한 각종 장기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찰관 중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우연히 전해 듣고 해마다 10여명의 경찰관 자녀를 돕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 이유는 8남매 중 막내인 그의 형 두 명이 경북 김천에서 경찰로 근무했기 때문이라는 것.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동국대 영문과를 다니던 1960년부터 용산 미군부대에 근무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았다.
통역을 하면서 “죽기 살기로 영어 공부를 했다”는 그는 고향인 경북의 고학생을 위한 ‘돼지장학금’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어린 돼지를 받은 학생이 직접 돼지를 길러 학비를 마련하도록 하는 아이디어였다.
1962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뉴저지 페트릭 깁슨대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졸업 후 대형 슈퍼마켓 등의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후 한인들을 위한 각종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초부터 모국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에 나섰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미국에 불법체류자로 건너가 있는 한국인 350쌍을 한국 내 가족과 연결시켜 주는 해외이산가족 상봉운동을 벌였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대륙 남부 코트디부아르의 심장질환자 10여명도 미국으로 데려갔다.
그는 “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한국인이 전화로, e메일로 연락을 해올 때가 가장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