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출신 첫 박사가 탄생했다.
1990년대 중반 OB(현 두산)에서 외야수로 활약했던 장건희씨(32·사진). KBS 야구해설위원 겸 단국대 초빙교수인 그는 7일 단국대에서 ‘프로야구 구단의 조직구조 특성이 커뮤니케이션 및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으로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장 박사는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단은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 장기적인 비전 제시는 물론 유능한 프런트를 육성하는 데 인색했다”며 “8개 구단 프런트 직원 191명 모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프로 스포츠단 조직관리의 실천모델을 제공하고자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성남고 건국대를 거친 장 박사는 실업 포스틸과 한국화장품 시절 4번 타자를 맡았을 만큼 잘나가던 야구선수. 1996년 김인식 당시 OB 감독에게 발탁돼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전지훈련 도중 어깨를 다쳐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곧바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그는 이때부터 공부에 매달렸고 2년 전부터는 단국대에 출강하고 있다. 야구해설가로도 5년째 입담을 과시 중인 장 박사는 “후배들이 운동만 하다 보니 사회에 나올 준비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운동선수 출신도 노력만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 은퇴 후 공부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