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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그린의 양치기 소년’ 댈리

입력 | 2004-09-08 17:57:00


한국오픈 2연패를 위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고 한국에 가겠다→(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컷오프되면 바로 가겠다→(컷을 통과하자) 8일 오전까지는 한국에 도착해 프로암도 출전할 수 있다→한국오픈에 불참한다(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8일 일방적으로 제47회 코오롱 한국오픈(9월 9∼12일) 불참을 통보해 온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의 말 바꾸기 내용이다.

‘해외 유명 골프스타’를 대회에 초청할 때 대회 주최측은 늘 절대약자다. 수십만달러의 초청료를 지불하는데도 대회 주최측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위약금 조항을 계약서에 넣으면 초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골프대회도 마찬가지 상황. 유명 골프스타들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횡포를 부리고 있다.

특히 댈리는 지난해에도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겠다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대회 직전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못 가겠다”며 불참했던 상습범.

6일 도이체방크챔피언십 3라운드 도중 자신의 드라이버를 부러뜨리는 돌출행동으로 ‘고질이 도진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댈리. 그는 올해 2월 9년 만에 미국 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댈리가 한국오픈과의 약속을 뒤집었다. ‘신의 없는 골퍼’ 댈리를 더 이상 국내대회에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