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강덕수(姜德壽·사진) 회장은 8일 “범양상선 인수를 계기로 ‘해운-조선-엔진’산업의 결합을 통한 수직계열화를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STX는 2001년 옛 쌍용중공업이 쌍용그룹에서 분리되면서 회사명을 바꿨으며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STX조선 중공업 엔진 에너지와 엔파코 등을 거느린 연간 매출 5조원의 중견그룹으로 부상했다.
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범양상선 인수로 조선사업은 안정적인 공급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범양상선은 노후선박의 교체와 경쟁력 있는 선단 확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포스코나 한전의 철광석과 유연탄 수송권리가 일본으로 넘어간 것은 국내 선단의 경쟁력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범양상선의 경쟁력을 높여 국가적인 전략물자의 운송권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앞으로 5년간 해운과 조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어서 다른 업종에 대한 추가 진출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강 회장은 또 “이른 시일 안에 범양상선의 주식공개(IPO)를 추진해 투자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런던 룩셈부르크 홍콩 등 해운과 조선업을 잘 아는 해외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 입사해 샐러리맨 생활을 해왔으나 외환위기를 맞아 옛 쌍용중공업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이후 CEO 재임기간 중 받은 스톡옵션과 시장 내 주식인수를 통해 STX그룹의 최대주주로 부상해 오너 경영인으로 자리잡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