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병역비리에 예상보다 많은 스타급 선수가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남은 시즌은 파행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경창철은 8일 메이저리그 출신 SK 투수 조진호와 두산 선발 이재영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데 이어 9일에는 잠실구장에서 현대와 두산 선수 11명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타구단과의 형평을 감안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50명에 이르는 전현직선수를 모두 불러들일 계획이다.
이날 현재 병역비리와 관련해 구속됐거나 소환당한 전현직 선수는 모두 20명. 이중 1군에서 활약 중인 선수는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시즌 막판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개인 타이틀 경쟁도 큰 혼선을 빚게 됐다.
또 공소시효(3년)를 넘긴 추가 50여명 명단에 포함된 선수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수사를 벌인 뒤 혐의가 확정되면 병무청에 통보해 재검 등의 조치를 받도록 할 방침이어서 각 구단의 전력누수는 더욱 심해질 전망.
현대와 두산 관계자는 여론을 의식해 “어차피 맞을 매는 먼저 맞는 게 낫지 않느냐”면서도 “막판 순위다툼이 한창인 이 때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져 나가면 어떻게 야구를 하느냐”고 볼멘 표정. 이는 SK와 LG, 그리고 지난 주말 문학 원정경기 때 대상선수 중 일부가 소환된 롯데도 마찬가지 입장. 아직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방구단은 대상자가 누구인지 자체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이에 따라 야구계에선 “이제 30대와 외국인 선수의 전성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푸념마저 들리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