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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체면 말이 아니네”…직원비리 청문회 대국민사과

입력 | 2004-09-08 18:55:00


일본의 ‘얼굴’을 자임해온 공영방송 NHK가 잇단 직원 비리 때문에 국회 청문회까지 열리게 되자 고개를 숙였다.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 등 임원 12명 전원은 최근 드러난 직원 비리와 관련해 7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6개월 감봉(10∼30%) 징계를 자청했다.

또 과거 서울 근무 때 4400만엔(약 4억4000만원)을 부당 회계처리했으나 구두 주의 조치만 받았던 서울지국장을 이례적으로 추가 징계해 6개월 정직 처분과 함께 본사로 소환했다.

사내에 ‘법령 준수 추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마이니치신문은 NHK가 회장의 국회 출석을 앞두고 사죄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얼마나 신뢰 회복이 될지 의문이며 시청료 납부 거부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8일 보도했다.

국회 상임위 활동을 자주 생중계해온 NHK는 9일 자사 관련 상임위 청문회 상황은 ‘편집권’를 앞세워 중계하지 않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NHK의 올해 예산 규모는 6785억엔(약 6조7850억원)으로 도쿄 인근 지바(千葉)시의 예산과 비슷하다. 수입의 대부분(96.5%)이 TV 보유 가구가 다달이 내는 시청료이지만 감시체계가 허술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993년 직원 비리가 터지면서 납부 거부 움직임이 거세져 한때 시청료 납부율이 7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평균 82%대로 알려졌다. 이번에 밝혀진 직원 비리 가운데는 시청료를 받아 착복한 경우도 있어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