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사진) 부회장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윤 부회장은 8일 서울대 경영대 국제회의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에서 “선진국들이 100∼200년 걸린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한국은 불과 30년 만에 달성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만달러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90년대 중반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GE)의 잭 웰치 회장은 한국 사람을 ‘21세기의 칭기즈칸’으로 평가했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에서 칭기즈칸의 위용을 떠올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부회장은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경제 성장 및 수출 성장률 둔화, 실업률 증가, 생산기반의 해외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그 누구도 뾰족한 해답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성장우선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기업 의욕을 고취시키고 일류 기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