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예상대로 남한의 우라늄 분리실험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러나 사실 자체를 터무니없이 과장해 정당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공연한 트집 잡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분리 실험으로 핵군비 경쟁의 확대를 방지하기 어렵게 됐다”는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의 주장은 근거 없는 과장이며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한국은 불과 0.2g의 저농축 우라늄을 분리하는 1회성 실험을 했을 뿐이다. 극소량의 저농축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없다는 점은 누구보다 북한이 잘 알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실험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고 사찰까지 받았다. 북한은 미국이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고 비난했으나 자신은 ‘핵무기 보유’를 공언하면서 남한의 극소량의 저농축 우라늄 분리실험을 ‘핵군비 경쟁’으로 과장하는 것이야말로 이중 잣대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까지 하면서 핵 활동을 감추고 있는 북한이 실험 전모를 털어놓고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IAEA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남한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
1982년 mg 단위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사실도 오래전부터 IAEA와 논의해 오던 사안이긴 하지만 분리실험 공개 직후에 알려져 자칫하면 파문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 북한이 분리실험을 6자회담 또는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계속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가 핵개발을 시도하지 않았고, 핵무장 의사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지 않은가.
북한은 없는 사실을 트집 잡아 남한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