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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찾아 떠나는 길]선무도 대금강문

입력 | 2004-09-09 18:53:00

선무도는 마음과 몸과 호흡의 조화를 통해 '참 나'를 찾는 수행법이다. 수련생이 선요가 중 '사지 뒤로 짚고 일어나기'동작을 하고 있다.-민동용기자


“동작을 너무 의식하지 마십시오. 바람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가듯 몸을 가누십시오. 그리고 (의식에서) 호흡을 놓치지 마십시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니동 ‘선무도 대금강문’ 서울지원 종로지부에서 대금강문 문주(門主)인 적운(寂雲·50) 스님이 수련생들에게 조용히 설명했다.

선무도는 흔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무술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선무도는 불교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 전하는 전통수행법으로 마음과 몸과 호흡의 조화를 통해 깨달음을 추구한다.

“참선에는 좌선(坐禪)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몸을 움직이면서도 참 나를 찾아갈 수 있지요. ‘움직이는 선(禪)의 숨결’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선무도 수련에는 의념(意念·일체의 생각을 이루는 모든 의식)을 조절하는 조심법, 몸을 조절하는 조신법, 그리고 호흡을 조절하는 조식법이 있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진행된다.

수련생들은 먼저 생활하면서 생긴 산만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좌관명상을 한다. 이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선요가(선체조)를 통해 생리적 체계와 의식의 균형을 이룬다. 몸의 내력을 키우는 선기공을 하고 난 뒤 선무술 차원의 동적인 수련에 들어간다. 몸은 빨리 움직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고요한 평정 상태로 들어간다.

“선무도는 간화선(看話禪·화두를 잡고 하는 참선)과는 달리 화두를 들지 않습니다. 마음과 몸과 호흡의 조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화두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간화선보다 훨씬 잡념이 덜 생깁니다.”

주부 박정옥씨(47·서울 중구 신당동)는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아 한 시간 이상 걷기가 힘들었는데 4년 동안 선무도를 수행한 지금은 등산까지 할 수 있을 정도다. 몸무게도 13kg이나 빠졌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희망을 본 듯 했어요. 매사에 긍정적이 되고 걸을 때나 말할 때 ‘바르게 해야지’ 하고 되새겨요. 내 자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지요.”

적운 스님은 “건강은 하나의 미끼”라면서 “미끼를 찾아온 사람들이 완전한 마음의 고향을 찾아, 참 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무도”라고 말했다.

태권도 사범을 지낸 서민우씨(49·서울 성북구 정릉동)는 “5년 동안 선무도를 하면서 건강은 수행과정의 부수물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때때로 몰입할 때마다 한발 한발 진정한 나를 찾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 골굴사가 총본산인 선무도 대금강문은 1960년대 양익(兩翼) 큰스님이 체계화한 뒤 그의 제자 적운 스님이 1984년부터 대중포교에 나서 현재는 서울을 비롯해 국내외에 20여 개의 지원이 있다. 054-745-0246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