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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충남 서천-전북 군산 이웃갈등 언제까지

입력 | 2004-09-09 22:49:00


금강을 사이에 둔 ‘이웃사촌’인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가 각종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두 도시는 충남와 전북의 현안 협조를 위해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는 ‘충남-전북 교류협력회의’에도 나란히 참석하고 있지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흡해 보인다.

▽핵폐기장 충돌=군산핵폐기장 유치반대 서천군대책위는 9일 핵폐기장 설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충남도를 항의방문해 서천지역민 3만7000여명의 반대서명서를 전달했다.

대책위는 “핵폐기장 유치 청원을 낸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는 군산시에서는 65km 거리지만 서천군 서면 마량리와는 44km”라며 “서천지역민들은 안전과 생업(어업)을 위협하는 핵폐기장 유치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장대교 위치 갈등=서천군은 이 다리가 장항국가산업단지 호안도로∼군산지방공단을, 군산시는 국도 4호선상의 군산나루터∼장항읍 원수리를 연결해야 한다고 각각 주장한다.

군산시는 “서천군 주장대로 다리를 건립하면 군산국가산업단지의 물동량을 수도권으로 수송할 때 장항 시내를 가로질러야하는 불편이 있다”는 입장.

서천군은 “금강하구둑 인근에 또 하나의 연결도로가 생기면 서천군 인구와 상권의 군산 유출이 심각하고 장항국가산업단지 활성화도 어렵다”고 말했다.

▽“‘진포대첩’ 위치는 우리지역”=최근에는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새로 개발한 화약으로 왜구병선 500척을 격파한 ‘진포대첩’의 장소를 놓고 역사논쟁까지 붙었다.

군산문화원은 서천군이 6월 주최한 ‘서천역사문화 심포지엄’에서 ‘진포대첩’의 위치가 서천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지난달 25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군산의 옛 지명인 진포를 서천지역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대 이영 교수는 당시 심포지엄에서 “진포의 존재가 문헌으로 밝혀지지 않은 데다신증동국여지승람은 서천군 조(條)에서 진포를 설명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철새 탐조대도 따로따로=두 자치단체는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둑에 탐조대도 각각 설치해 중복투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천군은 2000년 금강하구둑 인근 마서면 도삼리에 7억여원을 들여 3층 건물의 철새탐조대를 설치해 연간 8만명이 다녀가는 인기 관광코스로 만들었다.

여기에 질세라 군산시도 수년째 지지부진했던 철새조망대 건립사업을 재추진, 지난해 10월 100억여원을 들여 서천군 철새탐조대 맞은 편에 대규모 철새조망대를 설치했다.

군산시는 올부터 서천군과는 별도의 ‘철새 축제’를 치른다는 계획이어서 관광객 유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