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연예인 등이 연루된 병역비리 사건은 브로커와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서로 소개해 주는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 피라미드 수법으로 이뤄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브로커의 수첩 등에 적힌 병역 면제 대상자들은 신장질환뿐만 아니라 척추질환 병력이 있는 것으로 기재돼 이들이 또 다른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명 연예기획사 S사 대표 A씨(38)도 병역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0일 “2002년 10월 브로커 우모씨(38)에게 5500만원을 주고 신장질환자로 속여 병역을 면제받은 두산 베어스 소속 프로야구 선수 이모씨(25)가 징병검사를 앞둔 팀 동료를 브로커에게 소개시켜 준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3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팀 동료 6명을 브로커에게 소개시켜 준 대가로 150만∼300만원씩 총 1000여만원의 수수료를 브로커로부터 건네받았다.
이에 앞서 경찰은 프로야구 2군 코치인 전모씨(38)도 선수들을 소개시켜 준 대가로 브로커 김모씨(29)에게서 1000여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 팀의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 피라미드식으로 소개해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사선상에 오른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1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의 수첩에 기재된 현역선수만 97명으로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선수 465명의 20%가 넘는 수치다.
특히 모 구단의 경우 등록선수 58명 중 39명이 수사대상에 올라 9월부터 확대된 31명의 1군 엔트리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조진호씨(29) 등 3명을 추가로 구속하고,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소속 선수 14명을 소환조사했다. 이로써 이날까지 브로커 우모씨 등 14명이 구속됐으며 전현직 야구선수 43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