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딕 체니 부통령(사진)이 7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유세에서 “11월 2일 잘못된 선택으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면 미국은 다시 테러 공격을 당할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라이벌인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즉각 체니 부통령의 발언이 ‘민주당 겁주기 전략’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체니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이라도 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시켜줬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두 후보의 접근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체니 부통령은 바로 그 차이를 지적한 것”이라며 체니 부통령을 옹호했다.
미 언론과 칼럼니스트들도 논란에 가세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은 9일 ‘격상된 적색 공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체니 부통령을 1950년대 매카시즘의 원조인 조지프 매카시 전 상원의원에 비유했다.
코언은 체니 부통령이 자신과 부시 대통령의 근무 중에 9·11 테러가 발생했고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경고를 무시한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정치적으로 유리한 것만 말했다”고 비판했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체니 부통령이 가장 신중하고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분야에서 무신경하게 말했으며 그의 발언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LA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인 만큼 어느 후보가 다시 공격당하지 않도록 잘할 것이냐가 관심사라며 체니 부통령을 옹호했다.
폭스TV의 진행자인 빌 오라일리도 체니 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이 안보 분야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뒤졌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