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문화유산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강화는 뛰어난 관광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갯벌과 낙조가 어우러진 자연과 선사시대 이래의 문화유산이 섬 곳곳에 널려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천혜의 관광지가 개발붐을 타고 ‘원형의 매력’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섬 곳곳에 고층 아파트들이 흉물스럽게 들어서고 있고 팬션으로 포장된 숙박시설이 무분별하게 세워지면서 해안선을 망가뜨리고 있다. 또 지역개발을 명분으로 대규모 골프장과 해수탕도 들어서려고 한다.
아프리카 북부의 지중해 연안에 자리 잡은 카나리아 군도에는 란차로테(Lanzarote) 라는 유명한 섬이 있다. 300여개 분화구 등 아름다운 환경을 보유한 관광지이지만,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통해 섬을 잘 보전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이 섬에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설 사업만 진행됐다. 벽돌 한 장 조차도 섬에서 생산되는 재료만을 사용하여 토속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전통 양식의 건물을 짓도록 규제했다. 광고용 입간판도 함부로 설치할 수 없도록 해 관광지 건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강화도 역시 란차로테와 같이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주민 소득과 부가 보장된다.
관광 시설을 무조건 새로 건설하는 대신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또 강화의 역사, 문화, 생태 자원을 통합시킨 관광상품이 나와야 한다.
강화도 농촌 마을의 건물은 주거용이나 상가 건물을 막론하고 3층 또는 5층 높이로 제한하거나 식당, 카페, 여관 등의 상업시설을 건축할 때 크기, 모양, 색상 등을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해야 한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여가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인천시와 강화군은 더 늦기 전에 환경보존과 자연친화적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박의서(안양대 강화캠퍼스 관광경영학과 교수·heuy@aycc.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