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주요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한국의 현 인권수준을 10점 만점 기준으로 6.4점 정도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본보가 14∼17일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를 앞두고 이 행사에 참석하는 외국의 인권 관련 NGO 대표 중 한국 사정에 밝은 30명에게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한국의 인권’을 주제로 실시한 전화 및 e메일 설문조사 결과다.
인권수준 점수는 ‘인권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경우’를 10점 만점으로 해 ‘10점 척도’를 적용한 것으로 6.4점 정도면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그 결과 30명 중 ‘한국의 인권수준’에 대해 점수를 매긴 23명 가운데 50.4%(12명)가 7점 이상을 줬다.
이들 응답자는 미국의 인권수준에 대해서는 평균 7.5점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인권신장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분야’에 대한 설문에는 응답자의 절반인 15명이 ‘시민단체의 활발한 운동’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25%·8명)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여성 및 아동 보호 시스템의 부족’(30%), ‘외국인 노동자 등과 관련한 인종차별’(23.3%) 등은 한국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한편 한국사회의 현안에 관한 질문 중 ‘과거사 청산 논란’과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에 대해서는 NGO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과거사 청산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는 이유로 13명만이 응답했으며 이 중 6명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46%), 7명이 ‘과거사 문제는 하루빨리 청산에 나서야 한다’(54%)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 국보법 존폐 논란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11명만이 응답했다. 이 중 9명이 ‘인권적인 측면에서 폐지하는 것이 낫다’, 2명은 ‘남북한 상황을 고려할 때 개정이 더 낫다’는 의견을 보였다.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의 외국 인권 관련 NGO 관계자들이 두 현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며 답변을 회피한 점과 응답자 중 일부가 신중한 접근 의견을 낸 점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