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11일 “남측의 핵 관련 비밀실험들을 6자회담 개최와 연계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한국의 2000년 우라늄 분리실험과 1982년 플루토늄 미량 추출 실험 등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해 “명백히 군사적 성격을 띤 것으로 미국에 의해 조작됐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정부 공식입장인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남측의 우라늄 분리 실험 등과 6자회담 개최의 연계를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동맹국에는 핵기술을 전파하고 핵무기 활동과 보유를 묵인하면서 우리나라(북한)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정보자료까지 꾸며 평화적 핵 활동마저 없애버리려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대(對)조선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로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해 핵 관련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규형(李揆亨)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한국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 실험은 군사적 성격을 띤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도 “우리의 실험들은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에 의한 것으로 핵무기 개발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번 문제는 북한이 6자회담과 연계할 사안이 아니며, 북측이 이 문제를 제기하려면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가진 뒤 이같이 밝히고 “NSC는 핵물질 통제를 더욱 엄격히 하고 한국의 핵 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원자력연구소 산하 통제기술센터를 독립시켜 ‘원자력 기술통제센터’(가칭)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태원기자 taew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