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쉬랑스’가 도입 1년을 맞았다. 현재 은행에서는 저축성 보험과 연금보험이 팔리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근 ‘보험업계 주장에 대한 은행 입장’과 ‘은행 입장에 대한 보험업계 반박’ 등 방카쉬랑스 2단계 확대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들이 쏟아졌다.
보험회사들은 “은행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보험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며 2단계 시행 연기를 주장했다. 반면 은행들은 정해진 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두 업계는 모두 ‘소비자’를 방패로 내세우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 1년간 은행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엉뚱한 보험에 가입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있었던 점을 든다.
보험 관계자는 “2단계로 시행될 보장성보험은 내용이 복잡하다”며 “전문성이 부족한 은행원 때문에 소비자는 패스트푸드처럼 부실한 보험 상품만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측은 “고객에게 다양하고 질 좋은 금융상품을 싸게 그리고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카쉬랑스 취지를 보험업계가 외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모두 소비자 편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보험 가입자는 “(은행과 보험이 싸우지만) 뭐가 왜 좋고 나쁜 건지, 그래서 (나에게) 어떤 것이 더 좋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카쉬랑스 도입 후에도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 이익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는 “은행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또 은행은 “보험사가 저렴한 상품을 개발하지 않아 가격을 인하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다.
양측은 “우리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절감되는 비용만큼 보험료가 낮아지는 등 실익이 없다면 소비자에게는 방카쉬랑스에 대한 두 업계의 논쟁이 밥그릇 싸움처럼 보일 것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